언어와 비언어를 사용해 나의 의사를 표현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말하고 듣고 합의해 나가는 과정에는 각자가 지닌 철학과 사고방식, 태도 들이 우선적으로 작용하지만, 사람들을 둘러싼 문화와 전반적인 시스템, 힘의 격차 등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놀랍게도 개인에게는 그 어떤 외부적 압력을 가하지 않는 완벽한 독자성이 보장될 때 가장 뛰어난 것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런 그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내는 집합 사고는 분명 대단하겠지요. 스스로를 현명할 수 없게 만드는 사적인 또는 공적인 장애물을 걷어내고, 일체된 사고 흐름과 문제의 본질에 이르려는 의식적 차원에서의 노력들이 필요해졌습니다.
이는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자연스럽게 발전해 나가길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기다림이었습니다. 고정된 관념들과 그것을 재생산하는 시스템은 몹시 둔한 속도로 바뀌어갔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가시적이거나 비가시적인 걸림돌을 확인하여, 그렇다면 반대로 우리에게 어떤 도구적 또는 문화적 장비들이 필요한지 실제 연습하고 적용해보는 과정이 시급해졌습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진정한 대화를 시도해 온 수많은 사례들이 존재합니다. 그들 또한 서로가 깊이 이해되길 원하고, 소중하게 지켜내야 할 것들을 위해 어렵지만 지혜를 모아 나가려는 열망으로 힘들게 그 과정을 걸어 왔습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이 실현되기 위한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거나 혹은 지는 싸움이 아닌, 다 같이 얻을 수 있는 방향성을 갖고 공동의 문제를 대화로 함께 해결해 나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