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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후기승자독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한국

와이즈서클
2022-03-20

예전, 한창 초중고 임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워크숍을 다닐 때

한 고등학생과의 일이 가끔 떠오른다.

어떤 미션을 제시하고 해결할 시간을 주었더니

한 명이 쪼르르 나에게 와서는 비밀스레 귓속말 했다.


"선생님, 제 옆에 앉은 애는 이걸 이해를 못해서 못하고 있어요."


얼굴을 쳐다보니, 그는 선생님께서 혼을 내실 건수를 물어다준 것에 혼자 신이 나 있었다.

그런 너님은 이해를 한 거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길래, 나는 말했다. 


"잘 되었네~ 그럼 옆에 있는 네가 좀 알려주겠니?"


고자질, 남의 흠을 일러바치는 일로 점수 좀 따고 싶었던 그는 당황하며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자기가 평가 받고 싶은 영역에서는 몇 등 정도인지

나와 비슷한 점수여서 좀 더 노력하여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존재는 누구인지

무리를 통솔하고 관리하는 최고 권력자에게 내가 현재 잘보이고 있는 건지

무엇을 더 하면 다른 이들보다 1점이라도 더 획득할 수 있는지

아주 약삭빠르고 눈치 빠르고, 늘상 분주하게 머리를 돌리고 바쁘게 존재해 있기를 훈련 받는다.


그러한 노력 끝에 주변 이들을 제치고 앞으로 일보 전진한다.

앞 라인에 서서 고개를 들면, 또 다시 제쳐야 할 많은 이들이 내 앞에 태산이다.

이는 끝이 없으며, 이러한 서바이벌 게임에서 나가고 싶어지면

몇 가지 극단적인 선택들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우리는 무엇을 훈련 받지 못했으며, 그렇기에 무엇을 가르칠 수 없는 상태인가?

자기 인생 길에 혼자만 선 것으로 시야를 아주 좁혀 자라왔기 때문에

혼자가 아닌 주변과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지 못했다.

필요하고 절실하면 막아서도 배우고 싶어 했을 텐데

주변을 살피면서 더불어 사는 것이 어디다 써 먹을 수 있는 기술인지 알지 못한다. 안 필요하다.


인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몇 가지 감정 중에 '보람'이란 것이 있다.

이는 자신이 목표로 한 일에 성과를 내어 느끼는 '성취감'보다 더 행복감이 큰 감정이라고 한다.

타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돕고 작은 것이라도 전체를 위해 기여하며 누군가의 고마움을 산다면

그때 느끼는 뿌듯함에는, 자기 성취를 혼자 가질 때 저 멀리서 찾아오는 정체 모를 허무함 같은 것이 없는 것이다.

열심히 자기 행복을 좇아 한참을 살아도, 뭔가 빠져 있는 1%를 느낀다면

그건 자신을 둘러싼 주변과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해 자신의 달란트/선물을 내어준 게 없어서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태생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런 듯하다.


누군가는 말한다. 자신이 주변인들에게 뭔가를 해주고 느끼는 기쁨은 무척 커서 이미 상을 받은 거나 다름 없는데

그것을 모르고 어떤 대가를 바라고자 하기 때문에 쉽게 몸과 마음에 병을 얻는 것이라고.

현대인이 겪는 대부분의 병이 그것으로부터 오는 거라고 말이다.


더불어 살 때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이 얼마나 뿌듯하고 만족스럽고 보람 되는지

우리는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사회적 제도가 바뀌는 것도 필요하겠으나, 문화적 접근 방식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뭐든 혼자 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가는 우리 사회에서

승자독식의 룰이 모든 영역을 지배해 가는 삶 속에서

하루 속히 변화의 시작을 꿈꾸어야 한다.

와이즈 서클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진행자 이은주 전화 010 · 7330 · 0316 이메일 wise-circle@naver.com이메일 주소 복사 © 2018-2021 와이즈서클(wisecirc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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