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는 건 어떤 걸까. 세상에 나밖에 없는 느낌, 그 누구와도 연결돼 있지 않고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것 같은 외톨이의 마음. 내가 아무리 A라고 말해도 그 어느 곳에서도 그게 맞다고 끄덕여주지 않는 상황일 때, 가슴에 뭔가 거대하고 묵직한 돌덩이가 내려앉아 숨 쉬기가 어려워지는 상태가 되는 것 같다. 눈은 분명 뜨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두 귀는 자체적으로 문을 닫아버린 것만 같은 갑갑함. 두 발은 땅 위를 걷고 있지만 세상에서 오로지 나만 땅 속을 걷는 듯한 감각 같은 것.
그럼 이러한 외로움은 언제 찾아올까? 이유는 다양하겠으나, 공통적으로는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며 말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그리고 자신이 바라는 이상과 현실이 너무 다르게 장기간 지속될 때도 역시 세상과 단절된 듯한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크게 보면, 연결감과 소속감, 두 가지가 부재할 때 보통 ‘외롭다’고 느끼는 것 같다.
첫 번째 ‘연결감’. 어떤 존재일 수도 있지만 자연이나 무생물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나 넓게는 세상, 우주일 수도 있다. 무언가와도 내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상호작용이 벌어지고 있음이 확인되면 물리적으로 붙어 있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져 있더라도 연결감을 느낀 채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소속감’. 이건 나 자신이 누구인지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그 어떤 소속감도 느끼지 못한 채로 오랜 시간을 보낸다면 스스로가 쓸모 없는 존재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신의 기여와 역할, 타인들로부터 받는 도움이나 자원들이 교환되는 것이 실제로 눈에 보이고 체감할 수 있다면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앞으로를 기대하게 되는 상태에서 내적 동력이 생겨 행동할 의지가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연결감과 소속감을 얻을 수 있는 경험들부터 최대한 많이 제공해보자. 10명 남짓이 한데 모여 경청과 지지가 있는 가운데,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요즘의 나에게 말을 걸고, 작게 그룹 작업도 해보면서 자신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만들어보면 어떨까.
1. 자신은 언제 어떨 때 외로움을 느끼는 편인지, 그때 취하는 행동은 무엇인지 스스로 살펴보기
2. [연결감-1] 나에게 현재 연결돼 있는 것들과 과거 연결됐던 것들을 떠올리기
3. [연결감-2] 세상에서 나에게 연결감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희망하는 연결 방식 말하기
4. [소속감-1] 현재 그리고 과거에 소속감을 느껴 도움 되었던 일들 발견해내기
5. [소속감-2] 내가 주고 상대가 주는,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어떤 것이 끌리는지 나에게 묻기
6. 앞으로 외로움과 좋은 사이로 지내볼 준비, 필요한 것과 해볼 수 있는 것 확인하기
우리는 흔히 목적지에 도착하여 지나온 길을 보거나, 시간이 흘러 먼훗날 뒤를 돌아보게 되면 그제야 인식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때 그것이 다 과정이었다는 것, 각 순간마다 그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다는 것 등의 알아차림이 온다. 외로움이란 감정도, 불안이나 두려움 같은 부정적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감정들도 전부 이후에 뒤돌아보면 각자 자기 역할이 있었으며 나름의 의미가 있었음을 알게 될 때가 있다. 그 또한 하나의 과정이었음을 확인하게 되면서, 그 모든 감정들과 이벤트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그 감정에 압도돼 있는 당시에는 그러한 생각을 떠올려보는 것조차 어렵고, 심지어는 지금 자신이 ‘외로움’이란 감정에 눌려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지금 겪는 이것이 무엇인지, 뭔가 명료하게 상태를 인식하여 이름을 붙이는 게 잘 안 된다. 얼른 피하고 벗어나 빨리 ‘좋은’ 상태로 옮겨 가고 싶은 마음만이 굴뚝 같기 때문이다.
지금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다각도에서 지금을 살피고 한 발 떨어져 볼 수 있는 여유를 내는 게 무척이나 필요해 보인다. 자신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 나에게 좀 더 집중하여 내 안에 담긴 이야기를 청해 스스로 들어보자. 이때 중요한 건, 혼자가 아닌 함께 그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소중한 자신을 위하여 에너지를 내보는 타인들 속에서 자기 탐구 과정을 진행하는데, 이를 아무것도 없는 빈 방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와 응원, 애정 같은 것들이 가득 찬 공간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눈에 안 보이지만 충분히 느껴지는 이러한 기운은 자신의 돌봄과 성장에 있어 꼭 필요한 핵심 요소가 되어줄 것이다.
- 끝 -
외롭다는 건 어떤 걸까. 세상에 나밖에 없는 느낌, 그 누구와도 연결돼 있지 않고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것 같은 외톨이의 마음. 내가 아무리 A라고 말해도 그 어느 곳에서도 그게 맞다고 끄덕여주지 않는 상황일 때, 가슴에 뭔가 거대하고 묵직한 돌덩이가 내려앉아 숨 쉬기가 어려워지는 상태가 되는 것 같다. 눈은 분명 뜨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두 귀는 자체적으로 문을 닫아버린 것만 같은 갑갑함. 두 발은 땅 위를 걷고 있지만 세상에서 오로지 나만 땅 속을 걷는 듯한 감각 같은 것.
그럼 이러한 외로움은 언제 찾아올까? 이유는 다양하겠으나, 공통적으로는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며 말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그리고 자신이 바라는 이상과 현실이 너무 다르게 장기간 지속될 때도 역시 세상과 단절된 듯한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크게 보면, 연결감과 소속감, 두 가지가 부재할 때 보통 ‘외롭다’고 느끼는 것 같다.
첫 번째 ‘연결감’. 어떤 존재일 수도 있지만 자연이나 무생물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나 넓게는 세상, 우주일 수도 있다. 무언가와도 내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상호작용이 벌어지고 있음이 확인되면 물리적으로 붙어 있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져 있더라도 연결감을 느낀 채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소속감’. 이건 나 자신이 누구인지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그 어떤 소속감도 느끼지 못한 채로 오랜 시간을 보낸다면 스스로가 쓸모 없는 존재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신의 기여와 역할, 타인들로부터 받는 도움이나 자원들이 교환되는 것이 실제로 눈에 보이고 체감할 수 있다면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앞으로를 기대하게 되는 상태에서 내적 동력이 생겨 행동할 의지가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연결감과 소속감을 얻을 수 있는 경험들부터 최대한 많이 제공해보자. 10명 남짓이 한데 모여 경청과 지지가 있는 가운데,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요즘의 나에게 말을 걸고, 작게 그룹 작업도 해보면서 자신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만들어보면 어떨까.
우리는 흔히 목적지에 도착하여 지나온 길을 보거나, 시간이 흘러 먼훗날 뒤를 돌아보게 되면 그제야 인식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때 그것이 다 과정이었다는 것, 각 순간마다 그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다는 것 등의 알아차림이 온다. 외로움이란 감정도, 불안이나 두려움 같은 부정적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감정들도 전부 이후에 뒤돌아보면 각자 자기 역할이 있었으며 나름의 의미가 있었음을 알게 될 때가 있다. 그 또한 하나의 과정이었음을 확인하게 되면서, 그 모든 감정들과 이벤트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그 감정에 압도돼 있는 당시에는 그러한 생각을 떠올려보는 것조차 어렵고, 심지어는 지금 자신이 ‘외로움’이란 감정에 눌려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지금 겪는 이것이 무엇인지, 뭔가 명료하게 상태를 인식하여 이름을 붙이는 게 잘 안 된다. 얼른 피하고 벗어나 빨리 ‘좋은’ 상태로 옮겨 가고 싶은 마음만이 굴뚝 같기 때문이다.
지금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다각도에서 지금을 살피고 한 발 떨어져 볼 수 있는 여유를 내는 게 무척이나 필요해 보인다. 자신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 나에게 좀 더 집중하여 내 안에 담긴 이야기를 청해 스스로 들어보자. 이때 중요한 건, 혼자가 아닌 함께 그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소중한 자신을 위하여 에너지를 내보는 타인들 속에서 자기 탐구 과정을 진행하는데, 이를 아무것도 없는 빈 방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와 응원, 애정 같은 것들이 가득 찬 공간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눈에 안 보이지만 충분히 느껴지는 이러한 기운은 자신의 돌봄과 성장에 있어 꼭 필요한 핵심 요소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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